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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라☆키라 - 프롤로그 (6) 번역물

방학이 되었다고 연재 속도가 올라갈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최소한 프롤로그, 희망으로는 밴드여행을 떠나는 2부까지는 하고 싶네요.
개인 루트로 들어가면 좀 거시기해지기 때문에 거기까지는 할지 어떨지 모르겠고.


그 날도 나는 아르바이트에 힘을 쏟고 있었다
그 날은 주말이었다. 그리고 월말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급료일 직후이기 때문에 주점의 내부는 손님들로 꽉꽉 차 있어 대성황을 이뤘다.
오후 7시 30분이 지날 무렵이 되니 거의 만석이었다.
종업원은 주방도 홀도 눈코 뜰새 없이 바빠서, 취해서 제어가 되지 않는 손님의 커다란 웃음소리와 이야기소리가 뒤섞인 파도소리 같은 소음을 BGM 삼아서 가게 안을 뛰어다니고 있다.

바빠지는 것은 그렇게 나쁘진 않다.
숙련된 종업원들끼리는 척척 호흡이 맞는다. 눈과 동작과 작은 말만으로도 서로가 하려고 하는 일을 알고, 좁은 통로는 한 사람이 벽에 붙어 상대방을 통과시키고, 손에 든 술잔을 넘겨주면 바로 원하는 장소로 보내준다.
작업에 리듬이 생겨나고,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서, 눈깜짝할 새에 근무시간이 끝나기 때문에 나는 이 분위기를 꽤 좋아한다.

시이노 키라리도 출근해 있었다. 오늘로 3일째가 된다. 그녀의 소년처럼 짧은 머리가 바지런히 가게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움직이는 요령을 익히게 된 모양이다.
아직 실수도 많고, 익히지 못한 일도 많고, 접객용어도 더듬거리긴 하지만, 상당히 발전했다.
처음엔 어떻게 될지 종업원 모두가 걱정하고 있었지만, 의외로 기억력은 좋은 편이었나 보다. 이대로만 간다면 그럭저럭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 보이니, 교육담당인 나로서도 이보다 기쁜 일은 없다.
장하다. 인간은 하면 되는 거구나.
그 시이노 키라리가 종업원의 은어를 구사하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감동에 차 떨고 있는 내 옆으로 요리를 나르러 갔던 키라리가 돌아왔다.
“힘들어?”
라고, 작은 몸으로 커다란 쟁반을 안고서 옆에 선 그녀에게 묻자,
“괜찮아!”
진지한 표정으로 끄덕였다.
신입은 바쁜 주말에 나가떨어져서 그만두는 일이 많지만, 이 모습을 보니 괜찮을 듯 하다.
“손님은 완전히 취하면 좀 얌전해지니까, 그때까지만 견디면 돼.”
“알았어!”
“…근데 넌 여전히 기운이 넘친다.”
“그게 유일한 장점이거든!”

그 때 나는 키라리의 발밑, 샌달 밖에 드러난 양말 끝에 무언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잠깐만.”
움직이려고 하는 그녀를 제지하고, 그것을 떼려고 했지만 쓰레기가 붙어있는 게 아니었다. 양말에 구멍이 나서 작은 엄지발가락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던 것이다.
“저기 이거…”
“앗!”

가르쳐주자, 갑자기 수그리고 앉아서 발끝을 감쌌다.
“어, 어쩌지. 몰랐어.”
귀까지 새빨갛게 하고 수줍어한다. 그녀를 대범한 성격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의외라고 느꼈다.*
“갈아신을 건 있어?”
내 말에 키라리는 고개를 가로로 설레설레 저었다.
정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으로 초조한 표정을 하고 있다.

“으~음, 그렇지.”
아무래도 한창 나이의 여자아이가 구멍 난 양말을 신고 뛰어다니게 놔둘 순 없겠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다가,
“그럼 내 양말이랑 바꿀래? 나는 별로 구멍이 나 있어도 상관 없으니까…”
그렇게 말은 했지만, 반쯤 농담 같은 거였다.
그런데,

“정말?”
구세주를 바라보는 듯한 희망에 찬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치만 땀이 차서 냄새가 날지도 모르는데?”
“아니, 기뻐!”
키라리는 순수하게 기뻐하는데, 그걸 보는 내 마음이 왠지 모르게 아파오는 것은, 내 마음이 더럽혀진 탓인 걸까?
“알았어, 괜찮다면 바꾸자.”
그래서 둘이 양말을 벗기 시작하자,

“어이, 둘이서 뭘 하고 있냐?”
뒤에 있던 점장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한다.
“아니, 시이노의 양말이 구멍나서 바꿔 신으려고…”
“그래요. 저 다른 양말이 없어서…”
둘이 그렇게 말하자, 점장은 한숨을 내쉬며,
“그렇게 할 필요 없이, 맨발로 일하면 되잖아?”

“아, 점장 천재다.”
라고 키라리가 말했지만, 우리들이 바보인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심야 타임 종업원이 출근하기 시작해, 나는 11시가 된 것을 알았다.
오늘 내 퇴근시간은 12시니까, 앞으로 1시간이면 퇴근이다. 하지만 이 남은 1시간이 긴 거다.
내 오늘의 담당구역은 입구 근처의 1번부터 8번 테이블인데, 대부분의 테이블은 벌써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어서 나는 한가했다. 이렇게 정체된 시간이 할 일도 없어서 가장 괴롭다.
담당구역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싫어도 손님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온다. 그날은 4번 테이블의 말소리가 특히 컸다.
처음에는 2인조 OL이 조촐하게 마시고 있었는데, 그 자리에 옆 테이블에 있던 T셔츠와 츄리닝이라는 조잡한 차림의 형씨들이 섞이고 나서 갑자기 시끄러워진 것이다.

“이야, 언니 진짜 내 취향인데! 회사에서 인기 많지?”
“있잖아, 내 취미가 자동차 만지는건데. 지난달에 저음이 끝내주는 스피커 달았거든, 있다가…”
그 형씨들의 말에는 흑심이 빤히 보여서, 뭐랄까, 나 같은 사람은 근처에만 있어도 그 노골적인 속내에 부끄러워진다.

하지만 그들을 대하는 언니들은,
“어머 싫어라~”
라는 투의 별로 싫어보이지도 않는 거절 문구.
음, 세상의 여성이란 이런 뻔한 말에도 넘어가는 것인가. 아니면 알코올이 들어간 탓인가.
….아니, 여자는 속마음을 얼굴에 나타내지 않는 사람도 많으니까. 속으로는 역시 귀찮다고 생각하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멍하니 있자니, 새로운 손님이 들어온다.

“어서오세요!”
나는 큰 소리로 인사하면서, 그들에게 방금 비게 된 8번 테이블로 유도한다.
손님은 요란스런 머리모양을 한 젊은 5인조. 조금 땀냄새가 났다.

“8번 손님한테 내가 안주 갖다줘도 돼?”
카운터로 돌아오자, 같이 일하는 리네 씨라는 여자가 내게 귓속말을 했다.
“저는 괜찮은데…”
“고마워.”
그리고 리네 씨는 안주로 삶은 풋콩이 든 그릇을 8번 테이블에 가져간다. 일부러 자진해서 가져가다니 별일이라고 생각해서 보고 있자니, 나눠주면서 손님과 뭔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는 사람인가요?”
돌아온 리네 씨에게 내가 물어보자,
“아니, 저 사람들 스타제네거든.”

“스타제네?”
“[STAR GENERATION]이라고 하는데. 들어본 적 없어? 유명하다니까, 유명!”
“모르는데요. 뭐하는 사람들인데요?”
“으~음, 척 보면 몰라?”

그런 말을 듣고, 그 손님을 관찰해보지만 역시 나로선 짐작이 가지 않는 사람들이다.

보고 나서 바로 떠오른 감상은 머리 색이 화려한 사람들이 많다는 점. 그리고 혈색이 나쁜 사람이 많다는 것도 깨달았다.
소지품을 보면, 세 사람은 비슷하게 생긴 기다란 가방을 짊어지고 있다. 저게 특징적인 느낌이 든다.
리네 씨는 보면 알 수 있을 거라고 했으니까, 아마 저 짐이 저들의 정체를 나타내는 거겠지.

“으~음, 검도부? 아니면 낚시하는 사람들인가?”
“무슨 소리니? 왜 검도부나 낚시꾼이 가죽 점퍼를 입고 기타를 등에 메고 다녀야 되니?”
“뭐, 그건 사실 농담이지만. 그래도, 악기를 들고 다니는 유명인이라니, 연예인 같은 건가요?”
“그런 건 아니지만, 인디즈 밴드를 하고 있지.”
“인디즈?”
“그래 그래.”
“그렇군, 인디즈 말이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인디즈가 뭐지?
그 말 자체는 들어본 적이 있지만, 나는 정확한 의미를 모른다.
하지만 질문을 했다간 바보 취급 당할 것 같았기 때문에 말하지는 않는다. 아마 젊은이들이라면 누구든 당연히 알고 있는 단어겠지.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어이없는 질문을 했다간 오랫동안 놀림거리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되는 케이스도 많다.

그건 그렇고, 리네 씨가 말하길 저 사람들은 ‘STAR GENERATAION’이라는 음악그룹이고, 이 주변에서는 카리스마적인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고 한다.
하여튼 격렬하고, 하여튼 멋지고, 하여튼 펑크스럽고, 하여튼 인디즈라는 모양이다.
그리고 얼마 전에 TV에도 나왔다고 하는데, 그 이후 리네 씨는 홀딱 반했다고 한다.
아니, 이야기를 듣다 보니, 말하자면 TV에 나왔으니까 리네 씨도 알게 된 거 아냐? 라는 생각이 안 드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구태여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이것이 상냥함이라는 것이다.

나는 무라카미가 밴드를 하면 인기가 생긴다고 했던 것을 떠올렸다. 녀석은 힘차게 단언했었지만, 이렇게 실제로 보게 되어도 역시 믿기질 않는다.
리네 씨의 이야기를 듣자 하니 그들은 수많은 밴드들 중에서도 특히 인기가 있는 밴드라고 하는데, 복장이나 머리모양은 왠지 지저분하고 기묘한데다, 전체적으로 불량한 인상을 한 사람들이다.
확실히 리네 씨의 눈은 반짝거리고 있지만, 그것은 ‘밴드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TV에 나온 사람’에 대한 반짝임으로 보일 뿐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STAR GENERATAION’의 멤버들이 점원을 불렀고, 리네 씨가 주문을 받으러 갔다.
생맥주 중간 2잔에, 카시스 소다, 생 그레이프 후르츠 사워, 콜라, 순살 치킨에 시저 샐러드, 임연수, 주사위 스테이크, 가지 절임.
밴드에 인디즈에 카리스마인 사람들이라도 주문내용은 꽤 평범했다.
그 사람들 테이블의 일을 리네 씨는 혼자 하고 싶어 했지만, 나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여기서 멍하니 있을 수도 없다.

드링크를 만들어 가져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 전에,
“저기, 스타제네 중에서 인기가 있는 건 어떤 사람이죠?”
리네 씨에게 물어봤다.
“어디 보자…”
손님들 자리를 바라보면서 리네 씨가 가르쳐주었다.
“저기 가운데 앉아있는 보컬 겸 기타 담당의 야기하라 씨.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기타를 맡고 있는 켄타. 그건, …저기 안쪽의 사람일걸?”
“그렇군요.”
나는 그것을 기억하고 테이블로 간다.

“고마워.”
음료를 가져가니, 그 야기하라라는 사람이 소탈한 태도로 말했다.
이게 밴드맨인가, 하고 생각하면서 나는 그 인물을 보았다.
나이는 20을 조금 넘긴 정도. 머리는 오렌지색. 눈썹을 너무 깎고 그려댄 것이 나는 신경 쓰였지만, 하지만 요즘 시대엔 별나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목소리가 좀 갈라진 것은 노래를 하기 때문일까?
지저분한 롱 코트로 깡마른 몸을 감싼 것이, 조금 섬세한 인상이다.

그리고 또 한 명, 켄타라는 사람.
이 쪽은 나와 비슷한 나이로, 옷이나 머리모양은 이들 중에서는 확실히 수수한 편이었다.
확실히 얼굴 조형은 잘생긴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혈색이 안 좋아서 왠지 병이라도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그리고 무표정. 이곳은 웃고 떠드는 장소인데도 표정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검은 테 안경이 절망적으로 인상을 망치고 있는 것이 무지 신경 쓰인다.
다른 사람도 왠지 평범한 인상이다. 이 사람들이 그렇게 인기가 있나? 영 미심쩍다.
역시, 뭐랄까, 모두들 미디어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는 것 아닐까?
현실은 그렇지도 않은 거 아니겠어.

그렇게 결론지은 나를 여러 의미에서 충격적으로 깨부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발단은 4번 테이블의 OL들이었다.
아까 헌팅을 당하면서 싫지도 않은듯한 모습을 보이던 여성들이다.
한 명이 화장실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터벅터벅 걷다가 눈치챈 것이다. 안쪽의 8번 테이블 ‘STAR GENERATION’의 존재를 말이다.
그리고 다음 순간에는,
“아~앗, 스타제네!”
라고 외치고 있었다.

주정꾼의 목소리라는 것은 커지기 마련이지만, 그것은 가게 안에 있던 모두가 돌아보게 될 만큼 큰 목소리라서, 좀 정상이 아니다.
이름을 불린 ‘STAR GENERATION’의 멤버들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다.
OL은 그 면면들을 향해 더 가까이 다가가서,
“맞죠? ‘STAR GENERATION’의 여러분들이죠?”

“아, 그런데요.”
가까이 있던 야기하라 씨도 켄타 씨도 아닌, 나로서는 무슨 악기를 맡고 있는지도 모르는 인물이 그렇데 대답했다.
“아~앗! 역시 그랬어!”
다시 큰 목소리.
거기서 나는 고개를 돌려 점장을 바라본다.
점장은 떨떠름한 얼굴로, ‘큰 목소리는 곤란하긴 하지만, 아직 이 단계는 주의를 주기엔 아직 이르다. 상황을 지켜봐라’ 라고 하는 듯한 의미의 신호를 눈빛으로 보낸다. 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을 돌렸다.

“에, 진짜로? 스타제네?”
그렇게 말하고 일어선 것은, 자리에 남아있던 동료 OL이다.
“아, 정말이다! 우리들 스타제네의 왕 팬이에요! 기뻐요!”
그리고 그녀도 자리를 일어나 8번 테이블로 이동해 버렸다.

그러자, 원래 4번 테이블에 남겨진 것은 아까까지 OL 아가씨들을 꼬시던 젊은이 2인조 뿐. 재미없어진 건 그들이다.
눈깜짝할 새에 타깃이 떠나가버린 그들은 아연해져서, 이런 게 어딨어, 뭐야 이거, 라고 중얼거리고, 이 사태가 믿어지지 않는 모양.

아니, 보고 있는 나도 믿어지지 않는다.
OL들, 잔인하군. 내가 여성들의 입장이라고 해도 저런 짓은 절대 못한다. 최저한의 예의라던가, 그런 게 있잖아.
하지만 이게 여자의 무서움이란 것이겠지. 이걸 뭐라고 할지. 굉장히 산뜻하다. 산뜻하게 사람을 상처입힌다.

그렇게 생각하고, 조금 가슴이 아파오는 나.

그건 그렇다 치고, 밴드맨, 정말 인기 있잖아. 무라카미가 한 말은 정말인가? 역시 밴드맨은 인기 있는 건가?
그렇단 것은, 내 가슴이 이렇게 아픈 것도 밴드맨을 탓해야 하는 건가?
아니 잠깐, 그 사고는 좀 이상한데.
아무래도 나한테는 비굴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조심해야지.

당황하는 스타 제네레이션, 아연해하는 헌팅 2인조, 그리고 저 혼자서 가슴 아파하는 종업원인 나. 각자의 사정을 뒤로 한 채, OL들은 사태를 진행시킨다.
소년만화에서 자주 ‘1+1은 2가 아니다! 3이다, 4다, 아니 무한대다!’라고 하면서 혼자가 아니라 동료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어필하는 장면이 있다.
딱 그런 느낌으로, 둘이 모여서 떠들기 시작한 OL 아가씨들은 1+1=2로는 설명이 안 되는, 굉장히 짜증나는 느낌으로 떠들기 시작했다.

큰소리로 떠드는 건 약과다. 적극적으로 스타제네 일행에게 끼어든다. 친한 척 보디터치를 한다. 순살 치킨을 손으로 집어 먹여주고 있다. 심지어는 손가락에 마요네즈를 찍어 억지로 핥게 하려고 한다.
뭐냐 이 플레이는.
그에 반해서 스타제네 일행들은 더더욱 당황할 뿐이다.
그 이상으로 당혹을 넘어서서 이미 땅 밑바닥까지 떨어져버린 우울한 공기에 잠겨있는 것은, 물론 자리에 남겨진 헌팅 2인조이다.
여성이 없어진 자리에서 남자들끼리 공허한 표정으로 맥주 조끼를 홀짝이거나, 테이블 위에 놓인 생선회 가장자리를 깔짝거리고 있다.
그러던 두 사람이 무언가를 속닥이기 시작한 그 때.

“아~앗, 치사해~!”
하는 간드러지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보니까, OL 아가씨, 너무하네. 그녀는 남자의 몸에 달라붙어서 그의 뺨에 뜨거운 입맞춤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의 여성이 그것을 부러워하면서, 입술을 삐죽이 내밀고 불평하고 있다.
아까까지 당황하고 있던 스타제네의 멤버들은 이제 상황을 받아들인 건지, 미소가 보인다. 굉장히 즐거워보인다.

이 광경은 봐선 안된다! 하고 나는 생각했지만, 당연히 보게 되는 것은 헌팅하고 있던 2인조.

위험하다, 라고 생각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야!”
하고 화난 목소리로 일어선다.

아까 헌팅하고 있을 때는 실례긴 하지만 그 껄렁한 분위기가 상당히 짜증나는 손님이시군요 하고 생각하고 있던 나였지만, 지금 그 껄렁함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고 있는 그에게 왠지 공감하고 있으니 인간의 심정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

점원으로서는 해선 안 되는 행동이지만, 해치워라, 하고 생각하는 부분이 마음속에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야, 저렇게 열심히 꼬시고 있었는데 이 취급은 너무하다고 생각하잖아.
스타제네의 사람들도 좀 더 배려를 해줬으면 좋을 것을, 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법이다.

하지만 그것은 개인적인 감정이고, 종업원에게는 결코 용납되지 않는 감정이란 걸 나는 알고 있다. 입장적으로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제일이라고 말해야만 한다.

노기를 드러내며, 성큼성큼 8번 테이블로 다가가는 헌팅 2인조.
OL양들은 스타제네 멤버의 뒤로 숨는다. 헌팅 2인조는 그것을 매도한다.
혀가 꼬여서 나는 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뭔가 심한 소리를 한 모양인 듯, 멤버 중 한 사람이 화난 얼굴로 벌떡 일어난다. 얼굴이 새빨간 것을 보니 이 사람도 상당히 술에 취해 있다.
그도 또한 알아듣기 힘든 말을 내뱉고, 그리고 서로 노려본다.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사이에 끼어들었다.

“뭐야?”
헌팅하던 쪽의 손님이 나를 노려본다.
그 얼굴을 본 순간, 아까까지 느끼던 공감이 조금 사라졌다.
가까이서 보니, 귀에는 피어스, 가슴에는 두꺼운 체인, 피부는 잘 그을렸고, 척 보기에 난폭한 짓을 좋아할 것 같은 형님이시다.
그 분노의 몇 퍼센트 정도가 지금 나에게 향해지고 있는 것이다. 남 일이 아니게 된 이상, 아무래도 공감하고만 있을 순 없다.
아, 나는 굳이 말하자면 여러분 편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물론 그렇게 말할 순 없다.
원래 나라면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을 듯한 상대와 장면이지만, 이것은 일이다. 나는 마음 속으로는 눈을 꼭 감는 기분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싸움을 하시면 다른 손님들에게…”
“싸우는 거 아냐! 좀 주의를 주는 것뿐이잖아?”

끝까지 듣지도 않고서 형님은 꼬인 혀로 그렇게 소리친다.
“아니, 저기…”
“우리들한테 뭘 주의하란 거지? 어이, 질투는 추하다고.”
밴드맨까지 내 말을 가로막고 도발하는 말을 날린다.

위세는 좋지만, 이 경우 절체절명인 것은 그 사이에 양쪽을 막아야만 하는 나니까 그만두길 바란다. 아니, 치사하잖아. 알면서 도발하는 거지?
내 속마음따윈 모른 채, 밴드맨은 도발을 계속한다.

“뭐야 임마?”
결국 발끈하면서 주먹질을 하려는 피어스 형님을,
“잠깐만요, 저기, 손님! 곤란하다니깐요!”
내가 손으로 가로막자, 아니나 다를까 형님의 살기등등한 시선이 내 쪽으로 향했다.

“만지지마 새꺄!”
“이 자리는 제발 냉정해지세요. 폭력으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니깐요! 자, 러브&피스! 인생에 중요한 건 사랑이라구요?”
필사적으로 지껄여대는 나.

“짜증나는 새끼네!”
피어스 형님은 그런 나를 밀쳐내고 밴드멘에게 향하려 한다. 하지만 나는 떨어지지 않고, 부둥켜 안아서 말린다. 시급 900엔의 나지만 점원 정신이라는 게 있다.
“죄송합니다! 좀 참아주세요!”
“비켜!”
형님은 내 목덜미를 잡아채서 뿌리치려 하지만, 나는 필사적으로 매달린다. 나로서도 이렇게 되면 자포자기다.

뒤엉킨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이 상태는 오래 가진 않겠지. 체격 차이는 명백하고, 나는 점원이라 저항할 수 없는 입장이다. 언젠가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게 될 것이 뻔하다.
누가 와주지 않을까 하고, 곁눈질을 하며 상태를 엿보았다. 아, 주위의 모두들 뭔가 꽤 즐거운 듯이 웃고 있다.
그야 남의 싸움이라면 재미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말야! 나는 비뚤어지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물론 그러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시이노 키라리의 얼굴도 보이는데, 그녀는 웃지 않고 진지한 표정으로 뭔가 소리치고 있다. 착한 애구나 하고 생각하지만, 그 내용은 내 귀에는 닿지 않는다.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데, 이상한 각도에서 얼굴을 퍽 하고 맞아서 그 순간 나는 밸런스를 잃고 등뒤로 쓰러졌다. 버텨 서려고 했지만 무리일 것 같다.
이대로 날아가면 보관된 술병이 잔뜩 올려진 찬장에 격돌하게 된다. 그러면 술병이 비처럼 쏟아져 내려, 엄청난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이건 큰일이다.
시야를 스쳐 지나가는 기둥에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손가락을 세웠다.
그러자 어찌어찌 걸려서, 그리고 몸이 쓰러지는 궤도가 바뀌고, 아아, 다행히 술병의 비는 피할 수 있겠군, 하고 안심한 것도 잠시.
나는 찬장에 격돌하는 대신, 무방비한 뒤통수부터 지면에 격돌하려 하고 있었다.

이럴 때는 시간이 느릿하게 지나가는 법이라, 쓰러지기 전까지 꽤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할 수 있다.
후두부에서부터 이런 기세로 부딪쳤다간 꽤 위험하다. 그곳은 인간의 급소이다.
그러면 나는 죽는 것일까? 아니, 바닥은 분명 널빤지 판이었고, 그러니까 분명 나빠도 후유증이 남는 정도로…아니, 그것도 위험하다. 괜찮아,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부딪쳐도 멀쩡할 게 분명해…

“마에지마 군이 죽겠어!”
아, 나 역시 죽는구나.
그렇게 생각한 시점에서, 눈 앞에 별이 번쩍이고, 의식이 어둠 속으로.

한창 봄철이라곤 해도, 밤이 되면 공기가 차다.
자전거를 끌고 거리로 나온 시점에서 가슴 속 깊이 한숨을 내쉬자, 어둠이 살짝 하얗게 변하는 것이 보였다.

나는 죽지 않았다.
눈을 떠보니 주방 뒤에 눕혀져 있었다. 점장이 구급차를 부르기 전에 나는 의식을 되찾았다고 한다.
뒤통수를 만져보니 본래 그렇지 않아야 할 부분이 볼록하게 부풀어 있었다.
그리고 조금 보너스를 줄 테니 이제 돌아가라고, 점장이 평소 같지 않게 기분 나쁠 정도로 친절한 말을 한다.
나는 머리를 부딪치면 금방 죽지 않아도 나중에 죽게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빨리 돌아가라는 것은, 혹시 점장이 책임을 피하려고?
그렇다고 해도, 나도 병원에 가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시키는 대로 가게를 나왔다.
귀찮은 일은 사양하고 싶다.

머리가 욱신거려 아프다.
그리고, 페달을 밟으려고 힘을 주니 얼굴까지 따끔한 것을 깨달았다. 피부가 벗겨진 거겠지. 꽤 심하게 맞았으니까.
그러고 보니 머리가 멍해서 전체 상처를 확인하지 않았다. 그렇게 실랑이를 해댔으니, 이것 외에도 무언가 있어도 이상할 게 없다. 흥분할 때는 아픔을 느끼지 않고, 나중에 아프게 된다고도 한다.

가게로 돌아갈까도 생각해 봤지만, 상처투성이 얼굴을 다시 보이는 게 싫었다.
가게 근처에 공원이 있어서, 자전거를 탄 채로 들어갔다.
주택가 안의 공원은 가끔씩 노숙자가 자리잡고 있거나 해서, 함부로 발을 들였다간 간담이 서늘해지는 일이 있다.
경계하긴 했지만, 이 공원에는 수풀도 없고 시야도 탁 트여있어서 수상한 사람도 없는 것 같다.
나는 안심하고 자전거에서 내렸다.

급수대는 모래밭 근처에 있었다.
그 콘크리트제의 작은 탑이 지면에 남긴 그림자의 색이 너무나도 검었기 때문에 하늘을 올려다보았더니 달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오늘은 보름달이었나.
그러고 보니 그리스도가 죽은 날도 보름달이었다고 선생님이 말하던 것을 떠올렸다.
우리 학교는 일단은 종교계 학교라서, 신학 수업이 있다.

성경에 대해 공부하면 서양의 문화를 알게 되어 그쪽의 영화나 소설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라고 선생님은 말했지만, 별로 도움이 된 적은 없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달빛을 반사하는 물을 손으로 떠서 얼굴에 뜨겁게 달아오른 부분에 갖다 댄다.
물이 스며들어 따가웠다.
피부에 상처가 생긴 모양이다. 살도 퉁퉁 부어서 아프다.

멍이 든 걸까?
밝은 곳에서 보면 맞은 자국이 뚜렷이 남아있을 지도 모른다.
이 상태라면 내일은 퉁퉁 부은 얼굴로 등교하게 되겠지만, 폭력사태가 별로 없는 학교니까 다소는 문제가 될 것 같다.
교사가 질문을 할 때를 대비해서, 뭔가 변명거리를 생각해 놔야겠다.
나는 변명을 생각하는 것은 능숙하지만, 얼굴에 이렇게 뚜렷하게 증거를 달고 다녀서야, 좀 힘들 것 같았다.
귀찮게 됐네, 라고 생각했다.

아픔이 없어질 때까지 물로 식히고 있으니, 점차로 오늘 하루의 무거운 피로가 전신에 형태를 이루기 시작하며, 온몸이 나른하게 느껴졌다.
조금 쉬고 돌아가자고 생각하여, 나는 그네에 앉았다.

쉬기만 할 생각이었어도, 그네에 타면 역시 흔들어보고 싶은 것이 어릴 적부터 길들여진 습성인 걸까?
하지만, 아이들의 키에 맞춰진 그네는 너무 낮아서 어른인 나로서는 무서웠다.
나는 단념하고 살랑살랑 흔드는 정도로 그친다.
멀리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와서 그쪽을 보니, 공원 밖의 길 맞은편, 딱 가게의 네온 아래쯤에 손님이 돌아가는 것이 보였다.
취객은 실로 즐거운 듯이 웃음소리를 내는군.

그러고 보니, 테니스부를 그만두고 나서 나는 저렇게 집단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졌다.
그러기는커녕, 방과후나 휴일에 다른 사람과 지내는 기회조차 희박해지고 말았다.
내 생활은 정말로 부활동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렇다고 해서, 퇴부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었다. 그것은 끝날 만 해서 끝난 것이다.

기지개를 켜고 위를 올려다보니 보름달이 있었다.
토끼라던가 게라던가, 내 육안으로는 그 모양은 판별할 수 없다.
포기하고, 그 달빛을 손으로 가린다. 태양을 가리면 붉게 비쳐 보이지만, 달의 약한 빛으로는 내 손은 검은 그림자가 될 뿐이다.
쥐었다가 폈다가, 공기를 붙잡는 듯이 움직이며 그것을 바라본다.
이것은 예전부터 있던 내 버릇인데, 이렇게 하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손바닥을 바라보는 건 말야, 쓸쓸한 사람이라서래!”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당황해서 손을 숨겼다.

“괜찮아? 이런 데서 혼자 있으면 슬퍼지지?”
입구에서 나를 보고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은 키라리.
“…별로, 쓸쓸하지도 슬프지도 않은데.”
갑작스런 출현에 두근거리는 속마음을 숨기고서 말했다.
깜짝 놀랐을 때는 역시 부정해버리는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그보다, 오늘도 교복을 입고 알바하러 왔구나? 전에 안 된다고 했잖아.”
나는 그녀를 타일렀다.

“미안해.”
키라리는 헤헤헤 웃으면서 얼버무린다.
갈아입는 것이 귀찮았던 거겠지.

녹슨 그네가 삐걱거리는 소리는 심야의 공원에선 마치 비명소리처럼 울려 퍼진다.
내가 흔들지 못했던 그네를, 키라리는 아무 망설임도 없이 힘껏 흔들고 있다.
발판을 하늘 높이 걷어차, 떨어지지 않을까 하고 보고 있는 내가 걱정스러워질 정도다.

“어렸을 때 말야, 이걸로 신발 날리는 놀이 안 했어?”
키라리는 내게 미소 짓는다.
그리고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으랏차!”
하고, 주저 없이 발을 흔들어 신발을 날려버렸다.
농구화인데도 저렇게 쑥 빠진다니, 얼마나 끈을 느슨하게 묶어놓은 걸까?
하늘을 붕 떠서 날아간 신발은, 지면에 옆으로 쓰러진다.

“내일은 흐리려나?”
“그 모양의 신발이라면 흐림만 계속 나오지 않을까?”
내가 말하자 키라리는 웃으면서,
“마에지마 군, 비교해보지 않을래?”
그렇게 권유하지만, 나는 그네가 무섭다고 하며 거절했다.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낮은데 무섭다니 이상해.”
라고 순진하게 말한다.
아니, 낮아서 무서운 거다.

그보다, 그녀의 양말에는 아까 있던 구멍이 없다.
“갈아 신었어?”
하고 내가 물어봤더니,
“에잇!”
그녀는 다른 한 쪽의 신발을 날리고서,
“이쪽에 구멍이 뚫려있거든.”
잘 보이도록 발을 내밀어 하얀 양말 끝에 튀어나온 작은 엄지발가락을 움직여 보인다.
아까는 부끄러워했던 주제에, 이젠 부끄럽지 않은 건가?

“시이노는 어린애 같구나.”
내가 말하자,
“아니야.”
키라리는 왠지 부끄러운 듯이 부정한다.
“뭐가 아닌데?”
“이런 거, 일부러 하는 거야. 전부 꾸며낸 것인걸. 속으면 안 된다구?”
그녀는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고는, 양말바람으로 모래 위로 뛰어내려서, 벗어 던진 신발을 스스로 회수했다.

그리고 그네로 돌아와 신발 밑에 붙은 모래를 정성스레 털어내고, 신발을 신는다.
그 손가락에 반창고가 붙어있는 것을 깨달았다.
“손 베였어?”
내가 물어보자,
“응, 깨진 유리잔을 정리할 때 베였어.”
그리고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며,
“마에자마 군은 머리 맞고서 아프지 않아?”
걱정스런 표정을 한다.

“별로 아프지 않은데. 운동을 했었으니까 다치는 건 익숙해져 있고.”
“그렇구나. 난 죽은 줄만 알았어.”
지금도 그 때의 내가 맞는 광경을 떠올리기만 해도 무섭다고 한다.
나도 뭐, 남일이라면 무섭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런 것은 자신이 당사자가 되어 보면 의외로 무섭지 않은 것이다.
주사랑 마찬가지로, 보고 있는 쪽이 무섭다. 그런 것이다.

“그럴까나? 주사는 맞는 쪽도 아프잖아.”
키라리는 얼굴을 찡그린다.

벌써 밤이 깊었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서 열었다.
볼것도 없이 이미 밤 늦은 시각이지만, 보니까 역시나 날짜가 바뀔 시각이 되어 있었다.

“시이노는 이런 데서 딴짓하고 있어도 괜찮아? 벌써 밤이 깊었는데?”
“응, 오늘은 괜찮을걸. 아침 알바는 쉬는 날이고.”
“아침 알바?”
“응, 아침엔 신문배달 하고 있어!”
“밤에도 일하고 아침에도 일해?”
“그래. 집에 돈이 필요하거든.”
“집에?”
“우리 집, 가난하거든.”
“아, 그렇구나.”
“응. 우리 집은 말야, 아버지께서 편찮으셔서 일을 못하시니까 알바를 많이 해야 돼.”

예전 일을 하다 부상을 입은 뒤로 일을 할 수 없게 되었고,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던 모친도 최근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자신도 일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지만, 꽤 심각한 내용이다.
나는 할 말을 찾아봤지만, 이런 때는 어떻게 말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

“…그럼 진학은 어떻게 할 건데?”
“아버지는 보내주고 싶어하는 모양이지만, 무리일 것 같아.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만약 간다고 해도, 다닐 시간이 그다지 없을 것 같고…”
“그렇구나, 힘들겠네. 열심히 해야겠다.”
무척이나 진부한 말 밖에 해주지 못한다고 스스로도 생각하지만, 그래도 키라리는 생긋 웃으면서,
“응, 힘낼게! 나 장녀니까!”
자랑스레 가슴을 폈다.

“훌륭하구나.”
솔직히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지! 그리고 말야, 이거 봐봐? 여기 교복이 찢어진 곳도 말야, 혼자서 잘 꿰맨다고.”
그리고 키라리는 자신의 팔을 내밀었다.
어둠 속에서 가늘게 눈을 뜨고 보니, 확실히 팔꿈치 부분에 서투른 매듭이 지어져 있었다.
“보기와는 다르게 꽤 고생하고 있구나.”
“보기와 다를까나? 그럴까나?”
내가 끄덕이자, 뭐가 기쁜지 키라리는 웃었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고스란히 모아서, 해외여행이라도 할까 했던 이 나는 왠지 볼품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쩐지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분했기 때문에, 나도 조금은 집에 공헌할까 하고, 그리고 얼마나 줄 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니, 살짝 놀랐다.
돈에 집착이 없다고 생각했던 자신이지만, 자신이 번 돈을 남에게 준다는 것은 생각보다 저항감이 있는 상상이었던 것이다.
키라리는 그 돈을 건네주는 거구나.
결코 요령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없는데도, 이곳 저곳의 아르바이트를 몇 번이고 잘리면서도 굴하지 않고 도전하고 있는 거구나.
앞으로는 좀 더 친절하게 일을 가르쳐주자, 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기 떄문에, 그 자리에 완전히 침묵이 정착되고 말았다. 키라리는 다시 그네를 타기 시작했다.
슬슬 돌아갈까 하고 말을 꺼내던 순간, 공원의 입구에 사람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어두워서 판별하기 힘들었지만, 이쪽을 보고 있는 모양이다.
나는 조금 긴장했다. 이런 시간에 혼자 공원에 찾아오다니 뭐 하는 사람이지?

여차하면 키라리를 먼저 보내자.
미리 그렇게 각오를 한 뒤에, 조금 긴장하면서 그 실루엣을 마주본다.
그러자, 상대는 손을 들고서,
“거기 있는 사람, 주점의 아르바이트생이죠?”
하고 말했다.
“그런데요.”
“역시.”

상대가 가까이 와서, 잘 보니 그 얼굴을 판별할 수 있었다.
아까 주점에 있던 ‘STAR GENERATION’의 기타 담당, 켄타였다.
그는 기타 가방을 등에 지고, 가게에서 봤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은 무표정인 채로 뚜벅뚜벅 걸어왔다.

“야아, 야아, 둘만의 자리를 방해해서 미안하네.”
진지한 분위기와 얼굴에 걸맞지 않은, 묘하게 가벼운 말투로 인사를 하고는 키라리의 복장에 주목한다.
그가 본 키라리는 오비 학원의 동복을 입고 있었다.
“흠.”
턱에 손을 대고서 키라리를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관찰하고는,
“아아, 넌 나와 같은 학교.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얼굴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데?”
키라리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그녀도 역시 놀라서 뒤로 몸을 젖혔다.

키라리와 같은 학교라는 소리는 나와도 같은 학교다.
이런 녀석을 본 일이 있었던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뭐, 봤다고 해도 금방 잊어버릴 것 같은 인간이긴 하다. 종류로서는 미형에 들어가긴 하겠지만, 전체적으로 인상이 약한 타입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무슨 속셈일까? 왜 우리들에게 접근해 온 것일까?
나는 아직 경계를 풀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었다. 키라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상대를 바라보고 있다.
내가 혼자라면 그렇게까지 신중해지지는 않겠지만, 지금은 키라리가 같이 있다.

그는 금방 안경 안의 시선을 내 쪽으로 이동시키고는,
“응, 너는 알고 있어. 어딘가 운동부에 소속되어 있었지?”
“나는 예전 테니스부에 있었는데…너는?”
“아, 그랬지. 소개가 늦어서 미안. 나는 토노야 켄타. 오비 학원 3학년 H반이야.”
“나는 마에지마 시카노스케.”
“저, 저는 시이노 키라리예요!”
“흠.”
토노야라고 이름을 댄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호주머니에서 종이조각을 꺼냈다.

“그래서 말인데, 응. 우리들은 ‘STAR GENERATION’이라는 밴드를 하고 있는데. 아까는 정말이지, 우리가 잘못했어. 미안. 그래서, 이것 말인데…”
그가 꺼낸 그 종이에 써있는 글자를 읽으려고 나는 얼굴을 가져다 댔다.

“다음 주에 우리들이 하는 라이브의 티켓이야. 아까 가게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소란을 피운 것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나눠줬는데, 너희들 시간은 있니?”
“다음주는 쉴걸.”
“나도!”

라이브라.
흥미가 없는 것도 아니다.
무라카미의 이야기도 있었고, 오늘의 소동을 생각해 봐도, 저만큼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은 어떤 것인지 관심이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기분이 내키지 않는 것은 일단 저렇게 떠받들어 주는 것이 신경에 거슬린다는 게 일단 첫째. 그리고 나 같은 사람이 가봤자 어울리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점이 둘째.
나는 록 밴드의 ㄹ자도 모르는 록 초보인 것이다.

“나한테도 그거 보여줘.”
키라리는 흥미진진, 이라는 얼굴로 토노야로부터 티켓을 받았다.
“라이브는 어떤 걸 하는 거야?”
“아, 넌 라이브 가본 적이 없니?”
“응. TV 같은 데서 본 적은 있지만.”
키라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참고로 나도 그래.”
“그렇구나…”
토노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어둡고 좁은 방에 모이는데, 그러면 생연주가 시작되니까 그걸 듣는 거야. 어떤 느낌이냐고 하면, 이건 연주하는 음악의 장르나 출연자에 따라서 상당히 달라지는데 말이지. 이번 경우에는 펑크나 멜로코어 벤드가 모이는데 그렇게 과격하지는 않을걸. 보통으로, 이벤트로서 즐길 수 있을 거야.”
담담하게 대답한다.

“재미있어?”
“재미있냐고? 나는 기본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만, 재미없을 때도 있어. 뭐 그건 듣는 사람 나름이고, 하나로 묶어 말할 순 없을 거야. 하지만 열기가 담긴 라이브 하우스 안에서의 일체감은 조금 특이하지.”
“토노야 군도 나와?”
“응, 뭐, 나오지.”
“간다고 하면 돈은 얼마 정도 들어?”
“이 티켓이 있으면 무료로 들어갈 수 있어. 보통은 티켓 말고도 음료 값. 이걸 받는데, 이 예약권은 음료 하나가 무료로 포함되니까 교통비만 있으면 될 거야.”
“무료!”
키라리가 눈을 빛내며 나를 본다.

“나도 물어봐도 돼?”
“응, 괜찮아.”
“인디즈라는 건 어떤 의미야?”
이야기의 흐름에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이 찬스다. 나는 아까 의문으로 여기고 있던 것을 물어봤다.

“그렇지, 어원은 인디펜던트로 독립이라는 의미. 음악세계에서는 레코드 협회에 가맹되어있지 않은 레코드 회사라던가 그거에 소속된 밴드 등을 가리키지. 메이저의 반의어라고 할까. 가끔씩 아마추어를 인디즈로 바꿔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사실 틀린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화를 낼 만한 것도 아니지. 모두들 아마추어라는 말을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니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토노야를 보고, 좀 기묘한 녀석이지만 꽤 착한 녀석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무슨 말을 하는 건지는 잘 이해할 수 없었다.

“하여튼 말이지.”
그는 헛기침을 하고서,
“여기는 제대로 된 가게라서, 스텝도 충실하게 갖춰졌고 처음 오는 사람이라도 문제 없어. 혹시 흥미가 있다면 와도 돼. 나름 보기 드문 걸 볼 수 있을 거야. …응, 그렇지. 우리들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거고. 정말, 출연자가 노력해야겠구나. 그걸 잊으면 안되겠지, 응.”
자문자답하면서 말하고 있다.
그렇게, 우리들이 어물쩍 티켓을 받아들게 되자, 토노야는 인사도 하지 않고 그대로 떠나버렸다.

“이상한 녀석이구나.”
그 뒷모습을 보면서 내가 말하자,
“응.”
키라리도 끄덕였다.
“하지만…”
그녀는 나를 돌아보면서,
“나, 라이브를 한 번 보고 싶어! 놀러 가는 것도 오랜만이고.”
키라리는 어지간히 기쁜지, 금방이라도 폴짝폴짝 뛸 것처럼 들떠있다.
“그럼 내 것도 줄 테니까 친구랑 같이 가.”

나는 자신의 티켓을 키라리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그것을 받지 않고,
“마에지마 군은 안 갈 거야?
“응.”
그야 나도 인기 있는 밴드라는 걸 보고 싶었고, 자기랑 같은 학교 학생이 활약하고 있는 스테이지라면 더욱 흥미가 생기지만,
“시이노는 항상 일만 하고 있잖아? 가끔씩은 휴식도 해야지. 공짜니까.”

키라리는 미안하다는 듯이 티켓을 받고서,
“고마워! 내 친구 중에서도 별로 밖에 놀러 나가지 않는 애가 있으니까 그 애랑 같이 갈게. 분명 기뻐할 거야.”
“실컷 즐기고 와.”
“응, 기쁘다.”
쑥스러운 듯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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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데니군 2009/07/01 10:18 # 삭제 답글

    키라키라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한동안 안 올라오길래 안하시는건가 싶었는데 이렇게 올라오니 정말 좋네요^^
    번역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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